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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생각

내 여자친구는 조금 특이하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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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 친구는 조금 특이하다.


세미롱이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에,

쿠키나 포토푀도 직접 만들어주는 가정적이고 착한 아이지만 뭐랄까,

때때로 말 이곳저곳에서 남자다움이 배어나온다고 할까…….

“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아, 아니……, 그건 말도 안되지!”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다.

이야기에 장단을 잘 맞추는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반사적으로 딴죽을 거는데,

그럴 때 특히 현저하게 남자 말투가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말투만이 아니라 행동도 그렇다.

얼마 전에도 실수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내가 황급히 막았다.

본인은 옛날 버릇 때문에 무심코 그랬다고 하면서 웃었지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녀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여자라는 사실은,

저기, 그러니까……,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 그래, 그녀에게는 기묘한 말버릇도 있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내렸다면…….”

그녀도 반쯤 무의식적으로 내뱉어버린 것 같았는데,

무슨 말인지는 몇 번을 물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가끔씩 넋이 나간 것처럼 멍하니 있을 때가 있다.

비유지만 마치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왜 그래?”

그녀의 목소리에 의식이 현실로 돌아왔다.

멍하니 있었던 사람은 나였던 모양이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그 얼굴은……,

응, 역시 사랑스럽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나는 불안을 지워버리기 위해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걷기 시작했다.